잠잠하던 '거포' 박병호(34·키움 히어로즈)가 홈런 레이스에 본격적으로 가세하면서 최고의 슬러거 자존심이 걸린 타이틀 경쟁에 불이 붙었다.
박병호는 지난 25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LG 트윈스와의 더블헤더 2차전에서 4-5로 뒤진 9회 초 1사 만루에서 타석에 들어섰다.
LG는 1사 2, 3루에서 3번 이정후를 거르고 앞선 타석까지 3타수 무안타에 그친 4번 박병호를 선택했다.
자존심이 상한 박병호는 LG 마무리 정우영의 2구째 시속 145.5㎞짜리 바깥쪽 직구를 밀어쳐서 우중간 담장을 넘겼다.
박병호의 그랜드슬램에 힘입어 극적으로 승부를 뒤집은 키움은 LG를 8-5로 꺾고 8연승을 질주했다.
박병호는 올해 슬럼프가 길었다.
지난 16일까지만 해도 박병호는 규정타석을 채운 타자 중 유일하게 1할대 타율(0.197)을 기록했다.
손혁 키움 감독은 고민 끝에 17일 박병호를 부상자명단에 올렸다.
허리와 손목 통증을 이유로 댔지만 재정비할 시간이 필요하다고 본 것이다.
그는 20일 SK 와이번스전부터 25일 LG와의 더블헤더 2차전까지 5경기에서 홈런 4방을 터트렸다.
그중 홈런 3개가 국내에서 가장 규모가 큰 잠실구장에서 나왔다.
박병호의 타격감이 완벽하게 올라왔다는 증거다.
박병호는 시즌 홈런 11개로 어느새 홈런 부문 공동 4위로 올라섰다.
이 부문 1위인 kt wiz의 멜 로하스 주니어(15개)와 격차는 4개로 좁혔다.
공동 2위인 로베르토 라모스(LG)·나성범(NC·이상 13개)과의 간격은 이제 2개다.
박병호는 메이저리그 진출 전 4년 연속(2012∼2015) 홈런왕에 올랐고, 국내 복귀 첫 시즌이었던 2018년에는 홈런 2위(43개)를 차지했다.
두산 베어스 김재환(44개)에게 1개 차로 밀려 다음을 기약해야 했다.
하지만 박병호는 지난 시즌 홈런 33개를 기록하며 4년 만에 홈런왕을 탈환했다.
지난해 박병호는 고질적인 손목 통증과 새 공인구 적응 문제로 인해 힘든 전반기를 보낸 끝에 홈런왕에 올랐다.
비 온 뒤에 땅이 더 굳어지듯 올 시즌에도 시련을 극복한 박병호가 개인 통산 6번째 홈런왕을 향해 달리기 시작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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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une 25, 2020 at 05:34P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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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경기서 대포 4방' 박병호, 홈런왕 경쟁은 '이제부터' - 한국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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