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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iday, August 7, 2020

14일간 방밖으로 못나와…빨래도 방안에서 - 매일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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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뜻한 색깔의 조명과 고급스러운 붉은 카펫이 깔린 인천 한 특급호텔. 하지만 이곳에는 여행의 설렘 대신 긴장감이 감돌았다. 지난 5월부터 해외 입국자들이 자가격리하는 임시생활시설센터로 이용되고 있기 때문이다. 입구부터 형형색색 테이프로 클린존(안전지대)과 레드존(감염 위험지역)이 엄격히 구분돼 있다. 엘리베이터와 벽 곳곳에는 `Go back to your room now!`(즉시 방으로 돌아가세요!)라는 빨간 글씨의 경고문이 붙어 있다.

지난 5일 매일경제가 인천 한 임시생활시설센터를 다녀왔다. 최근 베트남 국적의 입소자가 완강기를 이용해 무단 이탈하는 사건이 발생한 만큼 안전성을 확인해 보기 위해서다. 임시생활시설센터는 무증상 입국자가 국내에 자가격리를 위한 장소가 마땅하지 않을 때 입소하게 되는 곳이다. 임시생활시설은 수도권에 9곳이 운영되고 있다. 한 층에 6대씩 8개 층에 총 48대 CCTV가 설치돼 있다. 상황실에서 국방부 직원 2명이 2시간씩 교대하며 24시간 동안 감시한다.

하루에 3번 배식을 하면서 틈틈이 재실 여부를 재확인한다. 최근 입소자 이탈 사건 후 강화된 조치다. 고득영 중앙사고수습본부(중수본) 해외입국관리반장은 "무단 이탈 사례 방지를 위해 관리·감독을 더 강화했다"며 "특히 베트남 국적 입소자가 무단 이탈한 시설은 경계면을 강화하고 경계 인력을 6명 증원했다"고 밝혔다. 객실의 경우 25㎡에 침대 2개가 놓인 일반 호텔 객실 모습 그대로다. 깔끔한 방 안을 보면 `호캉스`가 떠오른다. 하지만 한 번 들어가면 14일간 일순간도 방 밖으로 나올 수 없다는 사실을 인지하는 순간 답답함이 차오른다. 방문을 열 수 있는 경우는 하루에 한 번 생활폐기물을 내버릴 때뿐이다. 시설마다 다르지만 이곳은 호텔이라 통유리창으로 창문도 열 수 없다. 심지어 빨래도 방 안에서 해결해야 한다.


중수본은 머무는 동안 입소객의 불편함을 덜어주려고 노력하고 있다. 예컨대 식사는 총 5가지 중 선택이 가능하다. 일반 식사, 돼지고기를 뺀 식사, 채식의 경우 일반 채식, 인디언 채식, 완전 채식 3가지가 제공된다. 종교와 개인 식성을 고려한 식단이다.

이토록 만전을 기하고 있지만 임시생활시설은 `혐오시설`로 여겨진다. 지금도 부산, 인천 등 각 지역에서는 임시생활시설을 반대하는 주민 시위가 격렬하다.

[김연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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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ugust 06, 2020 at 01:33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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