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과 미얀마 국경을 통과하는 이주노동자들 모습. /AFPBBNews=뉴스1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가 우리 사회의 여러 민낯을 드러내고 있다. 이중 전세계 2억7300여만명에 달하는 이주노동자들은 가장 큰 피해자로 지목된다.
이주노동자는 전세계 인구의 3.5%…처우는 밑바닥국제연합(유엔·UN)은 지난 10일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에서 이주노동자를 보호하기 위한 새로운 지침을 발표했다. 코로나19 사태에 무방비로 이들이 노출되면서다. UN은 각국과 민간기업들이 이주노동자를 평등하게 대해줄 것을 요구했다.국제이주기구(IOM)에 따르면 전세계 인구 중 이주노동자는 3.5%를 차지한다. 세계 인구가 현재 77억9500만명에 달하는 점을 감안하면 2억7300만명 가량 되는 것이다.
지난 25일 IOM이 발간한 ‘세계 이민 리포트 2020’에서는 코로나19로 각국간 이동이 불가능해 지면서 수백만명의 이주노동자들이 실업과 추방 등의 여러 문제에 노출됐다고 지적했다.
’모범방역국’에서 팬데믹까지…싱가포르의 민낯싱가포르 이주노동자들이 머무는 기숙사. /AFPBBNews=뉴스1 |
싱가포르는 코로나19 사태 초기만 해도 모범방역국으로 꼽혔다. 그러다 지난 3월말부터 집단감염이 곳곳에서 터지기 시작했다. 좁은 방에 수십명이 같이 지내는 이주노동자 기숙사가 원인이었다.
싱가포르 당국은 지난 4월부터 기숙사를 아예 폐쇄하고 필수적인 업무외에는 아예 외출을 금지시켰다. 한방에 많게는 수십명씩, 공동 주방과 화장실을 쓰는 이 곳은 사회적 거리두기조차 불가능했다. 방글라데시, 인도, 중국 등에서 온 30여만명의 노동자가 꼼짝없이 갇혔다.
이후 싱가포르 보건당국은 지난주가 돼서야 이제 더이상 이주노동자 기숙사에서 코로나19가 발병하지 않는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지난 27일 기준 싱가포르내 코로나19 확진자는 5만6500여명, 이중 90% 이상을 이주노동자가 차지한다.
수개월간 비좁은 공간에 격리된 이주노동자들은 자살 시도를 하는 등 정신적 트라우마에도 빠졌다. 코로나19 음성 판정을 받더라도 고용주들이 고향으로 가는 것을 막는 등의 조치도 이들의 스트레스를 가중시켰다.
이 때문에 세계보건기구(WHO)는 지난 18일 코로나19로 인한 정신보건의 위기를 우려하기도 했다.
/AFPBBNews=뉴스1 |
태국도 두바이도...코로나 위기에 먼저 해고, 추방하기도태국은 지난해말기준 이주노동자 규모가 280여만명에 달한다. 불법체류자들을 합치면 300만명을 넘을 것으로 추정된다.
국제노동기구(ILO)는 지난 3월말부터 태국에서 봉쇄조치가 시행되면서 이주노동자들이 가장 큰 타격을 입었다고 전했다. 지난 6월말까지 70여만명이 실직한 것으로 추정된다.
ILO는 이주노동자들은 새로운 직장을 구하기도 어렵고, 고향으로 돌아가는 것도 불가능한 상황에 처했다고 지적했다. 지난 4~5월에만 이주노동자의 32%가 봉쇄조치로 인해 임금을 받지 못한 채 일자리에서 쫓겨나거나, 코로나19 우려로 업무를 거부할 경우 계약을 종료 하는 등의 부당한 대우를 당했다.
UAE 두바이에서 일하는 파키스탄 출신 이주노동자. /AFPBBNews=뉴스1 |
이주노동자 비중이 큰 아랍에미리트(UAE)에서도 이들이 가장 먼저 일자리를 잃었다.
이코노미스트에 따르면 에미레이트항공은 코로나19로 인해 전체 인력의 30%인 10만여명을 감축할 예정이라고 밝혔는데, 대부분이 이주노동자인 것으로 알려졌다.
게다가 UAE 정부는 코로나19로 실직한 이주노동자들을 국외로 내보내겠다고까지 발표했다. 이로인해 UAE에 거주중인 50여만명의 인도인 중 절반 가량이 이 나라를 떠나야 할 처지다. 인도 정부는 귀국을 원하는 자국민들을 송환하겠다고 밝혔지만 인원을 전부 감당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코노미스트는 “UAE를 강제로 떠나야 하는 이주노동자들은 대부분 일자리 브로커에게 빚을 지고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August 28, 2020 at 03:45P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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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방에 수십명씩 격리”…코로나에 드러난 세계 민낯 - 머니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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